“사람들은 ‘주머니쥐잖아. 왈라비잖아. 발에 치일 정도로 많은 짐승이라고. 그중 하나가 죽었는데 왜 그렇게 신경을 쓰는 거야’라고 말해요.(...)가족들조차 알아주지 않습니다.” 그러나(...)돌봄 활동이 그를 살아 있게 했다. “저한테 달린 목숨이 넷이나 있었거든요.”
“동물을 돌보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쉽게 연민 피로를 느낀다. 안락사가 정신에 가하는 압박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동물 종사자의 절반이 우울감이나 절망과 싸우고, 미국 유기견 보호소 직원들은 전국 평균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더 많다. 공감은 선물이자 취약함이다. -<크로싱>
"모든 독자가 이 책을 읽은 후에는 도로를 운전자의 눈이 아니라 그 앞에서 서성이는 동물의 눈으로 보게 되리라."
최재천 선생님과 함께 추천할 수 있어서 그것도 기쁘다. 생태학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범위와 긴 시간과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분야인지도 잘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내가 쓴 추천사를 다시 인용하면,
"인간을 잇는 도로가 야생동물에게는 단절이다. 도로를 건너지 못해 서식지가 파편화하면 고립되어 죽고, 용감하게 도로를 건너려고 하면 차에 치여 죽는다. 누가 이 문제도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 ... 《크로싱》은 그들의 이야기, 즉 도로생태학의 이야기다."
야생동물이 도로에서 차에 치여 즉사하면 차라리 나은데 많은 동물이 심하게 다친 몸을 이끌고 멀리 가서 고통 속에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소생의 가능성이 없는 동물을 보면 그 자리에서 숨을 끊어준다. 책속의 어떤 사람은 총기 혐오자이지만 그런 동물을 즉사시키기 위해 총을 가지고 다녔다.
유럽에서는 번식철에 도로에 떼지어 출몰한 양서류들을 구하려고 밤에 나와 일일이 양동이에 손으로 퍼담아 길을 건너게 해주는 일반인 구조대가 있다. 플로리다에서 가뭄에 호수가 마르자 탈출한 거북이들이 도로를 건너며 죽어나가는 걸 보고 하나하나 붙잡아 반대쪽 호수로 옮겨준 사람도 있다.
<크로싱>에서 인상 깊었던 한 가지는 동물을 살리려고 애쓰는 사람들이었다. 호주에서는 도로를 달리다가 로드킬 당한 유대류가 보이면 죽은 어미 주머니속에 있는 새끼를 꺼내 자원봉사 돌보미에게 전달하고, 확인했다는 의미로 락카스프레이로 배에 X자를 그린다고 한다.
크로싱
벤 골드파브(지은이), 조은영(옮긴이), 곰출판, 2026
도로가 “방문객”처럼 겸손하게 자연 속에 놓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여러 사례로 보여준다. 기후위기 시대, 도로를 새로 낼 수밖에 없는 개발도상국의 딜레마부터 이미 지어진 도로를 되돌리는 선진국 실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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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만들어 야생동물의 이주를 막아놓고는 살아남은 개체를 세세히 관리한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일일이 실어 나르고, 길가에 울타리를 치고, 인간이 허용하는 좁은 건널목으로 이동시킨다. 우리는 도로를 건설해 자연을 지배한다.(...)우리는 우리 자신이 지은 세계와 영원히 전쟁 중이다."
"생물학적 소멸의 가장 큰 아이러니가 여기에 있다. 우리 인간이 그 원인이자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점. 인간은 지구를 철저하게 지배하고 있기에 보전에 대한 개입에서도 어쩔 수 없이 과도하게 힘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외래종을 도입했다가 다시 기를 쓰고 제거한다." -벤 골드파브,<크로싱>
우리는 이미 도로 없이 살 수 없다. 그러나 이 거대한 인프라를 다시 설계할 수 있다.
인간의 길이 생태계를 바꾸는 방식에 관한 가장 흥미로운 탐사! <크로싱: 개발과 이동의 시대, 도로생태학은 지구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벤 골드파브 지음, 조은영 옮김) 출간! https://t.co/eMiNFRP2hS
언젠가 외계의 생물학자들이 지구를 탐방하러 왔을 때, 그들은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얽히고설켜 있는 도로 위를 질주하는 자동차라는 신종 동물을 보고 경악할 것입니다. 미래의 도로가 생물 군집과 인간 공동체를 파괴하지 않도록, 우리는 이제 도로생태학을 이해해야 합니다. -최재천 명예교수
내일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한다구요? 님들 빨리 <창작자를 위한 그리스 신화 해부도감> 훑고 가셔야 함. 이 방대한 그리스 신화 다 읽을 엄두가 안 난다면 해부도감으로 트로이전쟁부터 오디세우스의 고향 가는 길, 아니 전역하는 길을 미리 샤샤샥 훑고 가십시다(빰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