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요훈 기자
조선일보가 오늘은 세탁소가 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칠고 오만한 불통의 이미지를 겸손하고 관대한 경청의 이미지로 바꿔주는 정치 세탁소.
이재명 대표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무려 세 번이나 악수를 하고, 연설문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삭제하고, 야당 의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며 그 모든 것이 앞으로는 협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미화한다.
과연 그럴까. 어제까지는 연산군 같은 폭군이었는데 오늘은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세종대왕이 된 걸까.
이재명 대표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지만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게 당연한 ‘의전’ 아닌가. 세 번이나 악수를 했다지만, 한 번은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대표들이 다같이 만났을 때의 악수이고 나머지 두 번은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위해 들어오고 나가는 길목이라 악수를 한 것인데 마치 이재명 대표에게 특별한 배려라도 한 것처럼 독자를 홀린다.
그러면서 야당 의원들은 먼저 손을 내미는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거나 쳐다보지도 않는 ‘노룩 악수’를 했다고 무례한 야당 의원이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연설문에는 문재인 정부는 재정운영이 방만했고 가계부채를 방치했다는 비판적인 내용이 있었으나 삭제했다며 그 또한 배려라고 치장을 하는데, 윤석열 정부의 재정은 어떠한가.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읽었다면 제 얼굴에 침 뱉기이고 뻔뻔하게 남 탓이나 한다는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국회의장실에서 대면했을 때 이재명 대표는 민생이 어렵다며 국정의 기조를 바꾸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대꾸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60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은 쏙 빼고 미래 세대에 빚을 물려줄 수는 없다는 대통령의 연설을 포퓰리즘을 거부한 건전재정이라고 미화한다. 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거야말로 미래세대에 가난을 물려주겠다는 아둔한 아집인데 그에 대한 비판은 없다.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겠다는 것이 포퓰리즘인데 그에 대한 비판도 없다.
조선일보는 세탁소다. 폭군의 이미지를 성군으로 바꿔주는 세탁소. 그런다고 연산군이 세종대왕이 되겠는가. 가죽의 겉에 화려한 색칠을 한다고 가죽의 속까지 바뀌는 건 아니다. 국민을 속이지 말라.
가족들과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감사해야 하는 일인지 1년 동안 잊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이 ‘10.29 참사 1주기 추모제‘를 ‘정치집회’라 칭했다고 합니다. 제가 만난 유족분들이 가장 분노하는 부분입니다.
국민적 슬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도 참사의 연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