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레터링 순서 정리>
<청춘시대> 타이틀디자인
1⃣미팅 및 시놉시스 확인
포스터 의뢰를 받으면 보통 드라마 콘셉트가 정리된 PPT, 시놉시스, 대본 등을 먼저 전달받습니다. 작업은 이 자료들을 충분히 읽고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경우에 따라 제 해석과 느낌을 바탕으로 먼저 작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분위기를 구체적으로 요청해 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청춘시대>는 다섯 명의 여대생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만큼, 제목처럼 ‘청춘의 청량함이 느껴지는 분위기’를 살려 달라는 명확한 요청이 있었고, 이에 따라 연출감독님과 제작진의 의도가 반영된 레터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2⃣콘셉트 고민과 러프 스케치(낙서)
본격적인 스케치에 앞서 어떤 스타일로 방향을 잡을지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깔끔한 산세리프체, 클래식한 세리프체, 혹은 유려한 필기체 중에서 드라마의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형태를 선택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형태를 구상하기보다는 말 그대로 가볍게 '끄적거리며' 아이디어를 전개합니다. 영감을 주는 키워드나 단어를 나열해 보기도 하고, 머릿속 이미지와 비슷한 레퍼런스를 찾아보기도 하죠. 선을 두껍게 강조할지, 아니면 얇고 섬세한 무드로 표현할지 등 전체적인 뼈대와 방향성을 바로 이 단계에서 결정합니다. 완벽함에 얽매이기보다는 전체적인 구도와 형태를 자유롭게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만약 적합한 스타일이 바로 떠오르지 않을 때는, 평소 구독 중인 폰트들을 쭉 훑어보거나 서체 미리보기 사이트를 활용해 어울리는 분위기를 찾아냅니다.
3⃣스캔 및 디지털 그래픽 작업
콘셉트가 어느 정도 구체화되면, 손으로 스케치한 결과물을 스캔하여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옮겨 본격적인 디지털 작업을 진행합니다. 기존 폰트를 베이스로 변형할 때도 작업 방식은 비슷합니다. 서체를 작업 창에 띄워두고 두께, 세리프의 형태, 폭과 너비 등을 세밀하게 조정하며 애초에 구상했던 콘셉트에 맞게 완성도를 높여갑니다. 아날로그 스케치 외에도, 그래픽 태블릿과 디지털 펜을 활용해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Adobe Illustrator)에서 직접 레터링을 드로잉하기도 합니다. 또는 종이에 그린 스케치를 사진으로 찍어 일러스트레이터로 불러온 뒤, 이미지 추적(Image Trace) 기능을 사용해 벡터 라인을 따내기도 하죠. 이후 텍스처를 입히거나 컬러를 추가하는 등, 디테일을 더해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합니다.
4⃣시안 정리 및 클라이언트 공유
일반적으로 10개 이내의 시안을 추려서 제안해 드립니다. 솔직히 작업하면서 제 마음에 쏙 드는 시안은 두세 개 남짓이지만, 실무 현장에서는 그 정도 개수만 공유해 드릴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이유는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하여 생략하겠습니다. ㅎㅎ) 완성된 시안들은 추천하는 순서대로 넘버링을 하고, 각각의 간략한 콘셉트 설명을 덧붙여 PDF 파일로 정리한 뒤 전달합니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5⃣최종 시안 선정 및 디테일 마무리
보통은 1차 제안에서 선호하는 시안이 어느 정도 압축되고, 추가적인 요청 사항을 반영하여 수정 및 보완을 거치게 됩니다. 하지만 간혹 "1차 시안 중에는 마음에 드는 것이 없으니, 아예 다른 스타일로 더 보고 싶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클라이언트 측에 구상하고 계신 이미지나, 비슷한 장르의 콘텐츠 중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를 역으로 요청하기도 합니다. 머릿속에 막연하게 있던 느낌이 시각적인 자료로 구체화되어야 불필요한 재수정 과정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최종 수정 사항까지 꼼꼼히 반영하여 결정된 레터링은, 세밀한 디테일 보정 후 실제 방송되는 채널명까지 적용하여 최종 마무리됩니다. 레터링의 색상은 보통 배경이 되는 포스터 이미지의 톤이나 명도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블랙이나 화이트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청춘시대>의 경우에는 드라마 예고편과 오프닝 타이틀 영상에 먼저 사용되어야 했기에, 예외적으로 타이틀의 메인 컬러까지 직접 지정하여 제안해 드렸던 케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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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포스터디자인 순서 정리 1>
내용이 다소 길어질 것 같아, 전체 과정을 <준비 단계>와 <제작 단계>로 나누어 정리해보려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디자인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공유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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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레터링 작업에 관한 지난 포스팅에 이어, 이번에는 포스터 디자인의 단계별 제작 과정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앞서 다룬 레터링과 마찬가지로 드라마 <청춘시대>의 작업 사례를 통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드라마 포스터는 개인, 단체, 스페셜 포스터 등 종류가 무척 다양하여 전체적인 과정을 설명하기에 아주 적합한 주제입니다.
영화나 드라마 포스터는 일반적인 그래픽 디자인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이미지와 텍스트를 조합하는 수준을 넘어, 시청자가 곧 접하게 될 콘텐츠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한 장의 이미지에 압축해 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무작위적인 콜라주가 아니라 실제 작품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설계가 중요하며, 이를 통해 콘텐츠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짓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색상과 조명, 폰트와 자간 등 모든 디자인 요소는 작품의 장르와 무드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룰 때, 포스터는 단순히 보기 좋은 이미지를 넘어 예고편 공개 이전부터 대중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핵심적인 홍보 수단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1⃣미팅 및 시놉시스 분석
포스터 제작 의뢰를 받으면 가장 먼저 드라마의 전반적인 콘셉트가 담긴 기획안, 시놉시스, 대본 등을 전달받습니다. 타이틀 레터링 작업이 배우들의 대본 리딩이나 티저 예고편 제작을 위해 먼저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때 포스터의 컨셉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로고 디자인과 비슷한 호흡으로 포스터의 방향성을 정리해 제작사에 공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로고 아이디어와 레퍼런스를 찾을 때 포스터의 무드도 함께 구상하는 편입니다. <청춘시대>의 경우,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5명의 여대생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산다'는 설정과 '청춘의 청량함'이라는 키워드를 머릿속에 계속 맴돌게 하며 아이디어를 디벨롭했습니다.
2⃣키워드 도출과 러프 스케치
작품을 관통하는 메인 카피는 시놉시스와 함께 공유되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영화 <파묘>의 '험한 것이 나왔다'나 드라마 <더 글로리>의 '우린 같이 천천히 말라 죽어보자'처럼, 압축된 한 문장이 디자인의 뼈대가 됩니다. 드라마 포스터는 보통 촬영 전이나 초반에 기획되므로 영상을 미리 볼 수 없어 시놉시스와 카피에 크게 의존하게 됩니다. <청춘시대>는 메인 카피가 따로 없는 특이한 케이스였지만, '여대생 밀착 동거담'이라는 태그라인과 각 캐릭터를 설명하는 서브 카피들이 비주얼 구상의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었습니다. '엉뚱한 4차원 소심녀', '귀신 보는 22년산 모태솔로', '세상 혼자 사는 비주얼 센터', '만성 수면부족 철의 여인', '남친 밖에 모르는 연애 호구' 등 개성 강한 다섯 인물이 셰어하우스에서 겪는 에피소드들을 어떻게 한 화면에 시각적으로 조화롭게 풀어낼 것인지가 가장 핵심적인 과제였습니다.
3⃣컨셉안 기획 및 클라이언트 공유
포스터의 전반적인 스타일뿐만 아니라 레이아웃, 디테일한 그래픽 요소, 배우들의 의상, 소품, 헤어스타일 등 작품의 주제를 극대화할 수 있는 레퍼런스들을 모아 <포스터 촬영 컨셉안>을 작성합니다. 이 과정은 클라이언트와의 긴밀한 소통과 여러 차례의 수정 작업을 동반합니다. 1차 제안에서는 주로 포스터의 컬러 톤앤매너와 인물들의 전반적인 포즈, 분위기를 보여주는 아이디어 레퍼런스 위주로 소통합니다. 이후 제작사에서 특정 컨셉을 채택하면, 이를 더욱 발전시켜 실제 촬영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돌입합니다. 최종 촬영 컨셉안에는 인물들의 디테일한 포즈와 구도를 제안하게 되는데, 과거에는 주로 손그림으로 스케치를 전달했다면 최근에는 AI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훨씬 더 사실적이고 완성도 높은 시안 이미지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4⃣촬영 스태프 구성 및 기획안 최종 세팅
사진작가, 조명, 미술 등 전문 촬영 스태프를 구성하는 시점은 프로젝트마다 유동적이지만, 보통은 1차 컨셉안이 정리되면서 해당 무드를 가장 잘 구현해 낼 수 있는 작가님을 떠올리며 팀을 꾸리기 시작합니다. 훌륭한 영화/드라마 포스터 전문 작가님들이 많으시지만, 시스템이 디지털화된 이후부터는 현장에서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이끌어내는 소통 능력, 그리고 아트 디렉터인 저와의 유연한 호흡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합을 맞춰온 특정 작가님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작업하는 편입니다. 작가님이 섭외되면 시안 무드에 맞는 조명 세팅과 미술 소품을 확정하고, 최종 촬영 일정과 장소까지 모두 명시된 <최종 촬영 컨셉안>을 제작사와 배우 측에 전달한 뒤 본격적인 촬영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5⃣포스터 본 촬영 및 A컷 셀렉
기획된 컨셉에 맞춰 현장 촬영이 무사히 끝나면, 수백 장에 달하는 원본 데이터 속에서 완벽한 A컷을 찾아내는 '눈이 시린' 옥석 가리기 과정이 시작됩니다. 디자이너가 먼저 포스터 종류와 컨셉별로 10컷 내외의 베스트 컷을 1차로 추려 제작사와 배우 측에 전달하면, 공유된 사진에 대해 꼼꼼한 피드백이 돌아옵니다. 1인 캐릭터 포스터의 경우 표정과 의상의 디테일 정도만 체크하면 되지만, 2인 이상이 등장하는 단체 포스터는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단체 사진을 찍을 때 모두가 만족하는 한 장을 찾기 힘든 것처럼, 배우마다 각자의 베스트 컷이 다를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각 배우의 A컷을 따로 발췌하여 하나의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정교하게 합성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렇게 최종 이미지 셀렉과 합성 방향까지 완료되면, 비로소 본격적인 포스터 후반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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