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가 "휴대폰 개통할 때 안면인증 의무화하는 거 재검토하라"고 과기부에 권고했다.
전면 시행 열흘 앞두고 나온 브레이크인데 솔직히 늦었지만 안 나온 것보다는 낫다.
이 정책 요약하면 앞으로 폰 개통하려면 무조건 얼굴 찍어서 신분증 사진이랑 대조해야 하는 건데 명분은 대포폰 근절이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연간 1조 넘으니까 취지는 백번 이해가 가는데 문제는 수단이 목적을 한참 넘어섰다는 거다.
비밀번호 털리면 바꾸면 되고 카드 털리면 재발급 받으면 되는데 얼굴이 털리면? 성형 말고 리셋 버튼이 없다.
그 되돌릴 수 없는 생체정보를 전 국민한테 강제로 걷겠다는 건데 법적 근거도 제대로 안 갖춰져 있다.
개보위 위원장조차 "개인정보는 최소 수집이 원칙인데 적절성에 의문이 있다"고 했고 민변이랑 참여연대가 위헌이라며 진정 넣었고 국회 청원 동의는 5만 9천 명을 넘겼다.
그리고 진짜 하이라이트는 외국인은 안면인증 대상이 아니라는 거다.
대포폰의 92%가 알뜰폰 비대면 개통인데 외국인등록증으로 개통하면 얼굴 안 찍어도 된다.
구멍은 그대로 놔두고 내국인한테만 얼굴 내놓으라는 설계를 대체 누가 한 건지 궁금하다.
참고로 중국이 2019년에 정확히 같은 정책을 밀어붙였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냐면 타오바오에서 얼굴 데이터가 개당 100원에 거래되고 그걸 딥페이크 영상으로 변환하는 툴까지 세트로 팔렸다 대포폰은 못 잡고 얼굴 데이터 암시장만 새로 만들어준 셈이다.
범죄를 막겠다는 목표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 수단이 "전 국민 얼굴 수집"이어야 하는지는 완전히 다른 질문이고 인권위가 딱 그 지점을 찔렀다.
쿠팡 투자사들이 301조 청원 "철회"했다길래 좋은 소식인가 했더니 전혀 아니다.
철회 이유가 뭐냐면 "미국 정부가 쿠팡 한 곳이 아니라 한국 전체를 조사하겠다고 해서 우리 청원이 필요 없어졌다"는 거다.권총 내려놓은 게 아니라 뒤에서 대포가 나온 거
301조가 뭔지 쉽게 말하면 미국이 "니네 나라가 우리 기업 차별하고 있지?" 하면서 관세 폭탄이든 수입 제한이든 마음대로 때릴 수 있는 통상 핵무기다.
근데 이게 원래 쿠팡 건으로만 시작됐는데 이제 조사 범위가 온플법, 넷플릭스·유튜브 망사용료, 클라우드 보안인증까지 한국 디지털 규제 전체로 확대됐다.
쿠팡은 문 열어주는 열쇠였을 뿐이고 미국이 진짜 원한 건 한국 비관세 장벽 통째로 뜯는 거였다는 얘기
이 상황이 왜 자충수냐면
쿠팡 개인정보 유출 터졌을 때 정부가 범정부 차원으로 올인해서 때렸는데 같은 기준을 국내 기업에는 안 들이밀었다.
미국 입장에서 이건 "차별적 규제"의 교과서적 증거가 되는 거고 실제로 하원 법사위가 쿠팡 한국법인 대표를 7시간 비공개 조사까지 했다.
결국 쿠팡 하나 잡으려고 칼 뽑았다가 한국 디지털 산업 전체가 미국 통상 압박의 과녁이 된 건데 이걸 뉴스에서는 "청원 철회"라고만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