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소란을 피우지 않고 일을 지나가야 하지만 이곳에 상대와 나 단둘이 끝이라면 필요한 게 많지 않다. 웬 경찰의 급습 정도만 피한다면 그걸로 괜찮다는 게 피에 각인되어 있으니 말이다. 밥을 먹다가도 아버지—샘을 말한다—의 전화가 오면 재깍 받아 그가 하라는 말을 이행한다.
@LookAM_ 당연하지. 하지만… … (실상 내 과거를 들추었다가는 그 말의 명제가 거짓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을 테다. 갑자기 텁텁해진 입을 짧게 다시고는 괴이하게 생긴 지프를 쳐다본다. 아이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끔 만든… … 호랑이 비슷한 트럭.) 아이고야. 어린 때로 돌아간 것 같네.
@hegemon_W 가는 김에 내 돈도 좀 이체해서 받아주고요. (물론 이건 실없는 농담이다. 현금을 당장 뽑는 데에 있어 홍콩보다 더럽게 움직이는 곳이 있나. 돌돌 말린 현금 뭉치 몇 받은 기억이 어제 일마냥 선명하다.) 죄 단 거만 먹어서 그런지 다른 게 먹어보고 싶은데요. 뭐 있어요?
@LookAM_ (우산을 쓰는 남자라니. 선크림도 안 바르고 다녀서 거뭇거리는 피부가 되어버린 내게 있어서 참 사치스러운 행동이다. 그럼에도 오라는 건 마다않고 그늘로 슬쩍 들어가 발걸음을 맞춘다.) 왜. 첩의 아들은 제대로 취급도 안 해주잖아. 사파리에 온 김에 호랑이나 봤으면!
그렇게 오랜 후회를 갖고 있느라 마음 기슭에 상처가 난 것도 모르고 몇 밤을 보냈다. 우리가 바라는 한 가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체 몇 명을 세상에서 지워야 했는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명목 하나로 옳고 그름을 따지지도 못하고 주먹을 입에 물었다.
@LookAM_ 참 나. 방식이 좀 이상해서 그렇지, 세상을 업은 아버지를 두면 그만치 좋을 것도 없겠어. 넌 정실 아들이잖아. (피식 웃고서 바깥에 지나가는 것들을 본다. 버스는 제법 빠르게 달려서 이런저런 동물들 울음소리가 나는 곳에 선다.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고서야 일어난다.)
@LookAM_ 칸 형이 그걸로 비척거린다 하기엔 그 형도 아직 팔뚝이 남다르다고. 죄 내 머리를 헤집어두는데 그걸 쳐냈다가는 내가 문으로 날아갈 것 같다고. (깁스를 한 손이 억울함을 토로하듯 움직인다.) 괜히 힘쓰는 일을 네가 하는 게 아니란 말이지. 네 동생은 아주 지능적일 것 같다고.
@LookAM_ 너 그렇게 뭘 몇 겹씩 입고 가방도 들고 다니니까 덥지. 안에 든 게 제법 무거울 거 아냐. 그러니까 네 팔뚝이 이 모양으로 무식하게 큰 거 아냐. (손등으로 네 팔뚝 가볍게 치고 의자에 퍼져 버린다. 에어컨 하나는 네게 하나는 내게. 찬 바람을 맞으니 좀 살 것 같다.)
@LookAM_ 칸 형이 알던 사람이랑 나랑은 제법 다른 성격을 타고 나서 말야. 깡패도 순정이 있는 거라고. (달박질 하던 것에 숨을 몰아 쉴 정도로 체력이 나쁘지는 않으니 멀리에서 실루엣 보이는 버스를 보고서 네 어깨 툭 친다.) 나름 철두철미한 움직임인데? 날 데리고 다니는 법을 잘 알아.
@LookAM_ 사람 말을 곧이 곧대로 믿으면 나중에 탈난다. 그러지 말고 깊은 사연이 있나 보다, 하고 생각을 해야지. (고개 저으며 손목 잡혀서는 성큼걸이로 간다. 쑤 가문 사람들은 이리도 덥석덥석. 사람 손길에 내외를 하는 건 나뿐인지 라고 생각마저 들 지경이다.) 여러 가지? 뭐가 있는지나 좀 보고.
@LookAM_ 푸하하. 샹치, 나중에 칸 형한테 내가 무슨 일 하는지 꼭 물어 봐. 그게 싫으면 저녁 먹으면서 나한테 추궁을 좀 해보고. (양쪽에서 배제되는 사람은 위험이 두 배로 늘어난다. 혹자는 스릴을 즐기냐 물어볼 터, 나는 그저 할 일을 두 배로 하는 것일 뿐이다.) 피자 어때. 패밀리 레스토랑.
@LookAM_ 그거 약속했다가는 정말 그렇게 되는 게 흔한 영화 플롯이니까 약속은 하지 말자고. (사람사 어떻게 될지 한치 앞이나 알 수 있나. 호텔 객실 들렀다 나가는 길에서 샘을 만나 대판 깨질 수도 있는 것이다. 불만은 없겠지만 후회는, 아직 모르겠다.) 저녁 메뉴는 뭔데?
@LookAM_ 안 먹으려 했어? 밥 한 끼 안 대접하고 보내는 건 서운한데. (허허 웃으며 걸어간다. 펭귄이 유리를 쪼는 것을 듣고 뒤를 돌아보니 이놈들은 성질이 정말로 고약한 게 맞나 보다. 사육사에게 고생하라는 듯 손짓하고 걸어간다.) 걱정마. 어디 가서 개죽음 당하는 건 내가 싫어하는 것 중 하나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