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방지법 시행 하루 전, SM은 왜 티켓을 열었을까 _1편 #엑소학과
EXO 선예매 사태로 드러난 카카오 계열 티켓 유통 구조의 무책임
2026년 8월 27일, 11월에 열릴 EXO 공연의 국내 팬클럽 선예매가 멜론티켓에서 진행됐다.
팬들은 공연 날짜보다 석 달 가까이 앞선 이날, 각자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유료 팬클럽에 가입하고 사전 인증까지 마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정작 예매가 시작되자 정상적인 경쟁보다 오류와 혼란이 먼저 찾아왔다.
초기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고, 예매창에 들어가지 못한 채 대기하거나 오류 화면만 반복해서 본 팬들이 많았다. 팬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선택한 날짜가 아닌 다른 날짜의 공연이 결제됐다는 사례까지 나왔다.
예매처가 팬들에게 제공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은 공정한 구매 기회다. 모든 팬에게 좋은 좌석을 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고 자신이 선택한 공연을 정확히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은 보장해야 한다.
이번 선예매에서는 그 기본조차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남았다.
국내 선예매인데 누가 먼저 들어갔을까
예매가 끝난 뒤 중국 소셜미디어에 업자 티켓보유 사진과 해외 팬 커뮤니티에는 국내 선예매를 통해 직접 티켓을 구매했다는 인증 게시물이 다수 공유됐다.
이 게시물만으로 중국 구매자가 전체 좌석 가운데 어느 정도를 확보했는지 통계적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 ‘대다수의 티켓을 중국 업자가 가져갔다’는 주장 역시 멜론티켓의 접속 및 결제 자료가 공개되지 않는 한 확인된 사실로 단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내 팬들이 접속 오류를 겪는 동안 해외에서 국내 선예매에 성공했다는 인증이 다수 등장했다면, 적어도 국내 선예매 단계에서 해외 이용자의 직접 구매가 상당수 가능했다는 정황은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문제의 기준은 국적이 아니다.
외국인이 한국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중국 팬 전체를 암표상이나 업자로 취급해서도 안 된다. 정상적인 관람을 위한 개인 구매와 재판매를 목적으로 한 조직적인 대량 구매는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구매자의 국적이 아니라 구매 방식과 목적이다.
정상적인 개인 구매였는가.
공정한 예매 절차를 우회하지 않았는가.
동일한 사람이나 조직이 여러 계정을 이용하지 않았는가.
재판매를 목적으로 좌석을 대량 확보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멜론티켓은 이를 탐지하고 차단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책임은 개별 팬이 아니라 거래 기록을 보유한 멜론티켓과 공연을 기획한 SM엔터테인먼트에 있다.
국내 선예매와 글로벌 예매는 무엇이 다른가
이번 문제는 다음 날 진행된 글로벌 예매와 비교하면 더욱 선명해진다.
멜론티켓은 국내 페이지와 별도로 글로벌 페이지를 운영한다. 글로벌 페이지에서 티켓을 구매할 때는 해외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발행된 카드는 사용할 수 없으며, 공연에 따라 국내 선예매와 글로벌 예매의 일정과 결제 경로도 구분된다.
이는 멜론티켓이 이용자의 판매 경로와 결제수단을 구별하고, 조건에 맞지 않는 결제를 제한할 기술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반대편에서는 왜 그에 상응하는 보호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을까.
글로벌 예매에서는 해외 발행 카드만 허용하면서 국내 선예매에서는 국내 본인인증과 국내 결제수단, 접속 경로 등에 관한 실질적인 우선권을 충분히 설정하지 않았다면, 이를 단순한 기술 부족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판매 대상을 구분하고 결제수단을 통제할 수 있으면서도, 국내 선예매에서는 그 능력을 국내 팬의 공정한 구매 기회를 보호하는 데 사용하지 않은 셈이기 때문이다.
해외 팬의 구매 기회를 없애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해외 팬에게는 글로벌 판매를 통해 정당한 구매 기회를 제공하면 된다. 실제로 멜론티켓은 글로벌 페이지와 해외 결제 체계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선예매와 글로벌 예매를 나누어 놓은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국내 팬에게 먼저 주어지는 구매 기회인지, 단지 한국어 페이지에서 먼저 열리는 전 세계 동시 경쟁인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이 구분이 없다면 ‘국내 선예매’라는 명칭은 사실상 의미를 잃는다.
일본은 자국 내 예매를 먼저 보호한다
일본의 주요 티켓 예매 시스템은 한국과 다른 방향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일본 공연이 해외 IP를 일률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공연과 예매처마다 기준이 다르고, 해외 팬을 위한 별도의 판매 페이지를 운영하는 공연도 있다.
그러나 e+를 비롯한 일본의 주요 예매처는 일본 국내 휴대전화 번호 인증이나 일본 발행 신용카드를 요구한다. e+는 티켓의 부정 취득과 영리 목적 재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일본 국내 휴대전화 인증을 필수로 적용한다고 안내한다.
#멜론티켓
암표방지법 시행 하루 전, SM은 왜 티켓을 열었을까 -3편 #엑소학과
같은 카카오 기업집단 안에서 벌어진 일
이번 사건에는 더욱 불편한 구조가 있다.
#멜론티켓은#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가 운영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카카오그룹 에 편입됐으며, 2026년 3월 기준 카카오가 21.61%,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9.89%의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 지분을 합치면 약 41.5%다.
공연을 기획하는 회사와 티켓을 판매하는 플랫폼이 같은 카카오 기업집단 안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양사는 서로 책임을 미룰 것이 아니라, 다른 기획사와 예매처의 조합보다 더 긴밀하게 위험을 예측하고 대응했어야 한다.
아티스트의 공연은 SM이 기획한다. 팬의 정보와 결제는 멜론티켓이 처리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같은 카카오 기업집단 안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은 접속에 실패한 개인에게 남는다.
팬들은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유료 팬클럽에 가입한다. 앨범과 MD를 사고,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사전 인증을 마친 뒤 정해진 시간에 접속한다.
그러나 티켓을 구하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정상적인 접속권도, 오류에 대한 즉각적인 구제도, 공정한 구매 절차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같은 기업집단 안에서 공연기획과 티켓 판매가 이뤄지는데도 피해를 조사하고 공동으로 설명할 주체는 보이지 않는다.
이 구조에서 팬은 보호받는 고객이 아니라 모든 위험을 떠안는 최종 소비자가 된다.
법만 바뀐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개정 공연법은 이전보다 분명히 강력해졌다. 하지만 법이 시행됐다는 이유만으로 매크로와 암표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효성을 갖추려면 다음과 같은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actualpolicy_kr
첫째, 티켓 판매자가 이행해야 할 기술적 조치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부정구매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정상적인 접속 속도와 반복 패턴, 동일 기기·IP·결제수단을 이용한 다중 계정 구매, 짧은 시간 안에 발생한 연관 계정의 반복 결제를 탐지할 최소 기준이 필요하다.
둘째, 국내 선예매와 글로벌 예매의 자격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국내 팬을 대상으로 한 우선 판매라면 팬클럽 가입자와 예매자·결제자 명의의 일치 여부, 본인인증 정보와 결제수단 등을 검증해야 한다. 해외 팬에게는 별도의 글로벌 판매 물량과 공식 구매 경로를 보장할 수 있다.
해외 IP를 일률적으로 차단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그렇게 하면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팬이나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까지 배제될 수 있다.
국적이나 IP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계정, 본인인증, 결제수단, 접속기기와 반복 구매 패턴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
셋째, 대형 공연의 접속 및 결제 기록을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보존해야 한다.
개정법에 따라 신고기관은 구매·판매 시각과 가격, 수량, 구매자와 판매자 정보, IP주소와 접속 기기정보 등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예매처가 자료를 충분히 보존하지 않는다면 신고가 접수돼도 부정구매를 입증하기 어렵다.
넷째, 예매 오류에 관한 소비자 구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선택한 날짜와 다른 공연이 결제되거나 결제만 되고 좌석이 확보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수수료 없는 취소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오류가 예매처 시스템에서 발생했다면 우선 좌석 복구, 동일 등급 좌석 제공, 결제기록 확인과 피해 현황 공개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다섯째, 공연기획사에도 공동 책임을 물어야 한다.
티켓 판매를 예매처에 위탁했다는 이유로 공연기획사가 책임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기획사는 예매처의 암표 방지 능력과 장애 대응 계획을 사전에 검토하고, 사고 발생 시 예매처와 함께 조사 결과와 피해 구제안을 발표해야 한다.
여섯째, 공식 재판매 시스템을 확대해야 한다.
관람할 수 없게 된 사람이 정가 범위에서 안전하게 티켓을 양도할 수 있도록 공식 재판매 창구를 제공해야 한다. 공식 경로 밖의 명의변경과 고액 판매는 제한하고, 정상적인 취소표가 암표업자에게 다시 돌아가지 않도록 구매 이력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일곱째, 해외 재판매 조직에 대한 집행 방법을 보완해야 한다.
국내법이 강화돼도 판매자와 결제수단, 재판매 플랫폼이 해외에 있으면 신원 확인과 과징금 징수가 어려울 수 있다. 해외 플랫폼과의 자료 협조, 현장 본인확인, 여권과 예매자 정보 대조, 글로벌 공식 재판매 시스템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팬들이 요구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이번 선예매 사태는 단순히 인기 공연의 좌석을 구하지 못한 팬들의 불만이 아니다.
공연산업이 팬들의 시간과 돈, 개인정보와 충성도를 이용하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구매 기회를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8월 28일부터, 암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프로야구 입장권을 대량 구매해 비싸게 되팔던 일당이 검거됐다는 기사 보셨나요?
주목할 점은, 암표 판매자 압수수색을 통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확보한 경찰이 해당 프로그램을 분석해 개발자를 검거했고, 실제 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정기구독 형태로 이용한 다른 암표상들까지 함께 줄줄이 붙잡았다는 점입니다.
암표 판매 행위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지능화되고 있지만, 암표를 근절하려는 관계 당국의 의지와 대응 시스템도 그만큼 촘촘해지고 있습니다.
암표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아티스트, 스포츠인, 제작자, 관객... 그 누구도 아닌, 오직 암표상만이 막대한 불법적인 이익을 얻어왔습니다.
하지만, 8월 28일부터는 달라집니다.
암표 제재를 대폭 강화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이 드디어 사흘 뒤인 이날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매크로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든지 상습 또는 영업적으로 웃돈을 얹어 입장권을 판매·알선하는 행위가 일절 금지됩니다.
암표 거래 적발 시에는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신고 포상금 제도도 함께 운영됩니다.
암표는 단순한 개인 간의 거래가 아니라, 공정한 생태계를 파괴하는 명백한 시장 교란 범죄입니다.
문화예술과 스포츠를 사랑하는 국민의 순수한 열정이 불법 거래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암표 없는 건전한 관람 환경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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