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천사랑 들여다보며 찬찬히 시간 죽이는 안수호의 다정함을 알아…… 구태여 선잠에 빠져든 저를 깨우지 않고 잠깐이라도 눈 붙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을 천사랑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적어도 잠결에 흐린 시야에 비친 소년의 눈동자를 마주하곤 느리게 뛰는 제 심장을 알아차리면 좋겠다고
요새 역할 반전으로 안수호의 수호천사 천사랑을 상상해 🪽 어느 날 눈이 트여서 미지의 존재가 보이기 시작한 수호에게 천사랑 “너… 내가 보여?” 따위의 쌍팔년도 공포영화 단골 대사쳤더랬다 그 덕에 시선 끝의 존재가 귀신인지 외계인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 안수호
잠을 못 자서 그런가 허깨비가 보이네…… 눈 꿈벅꿈벅 문질문질 아이러니하게도 눈을 괴롭힐수록 삿된 것(추정)은 거리를 점점 좁혀오고 급기야 천사랑이 손 뻗어 안수호의 머리카락 쓰다듬자 이 미친 상황이 꿈이 아닌 생시라는 판단에 무게가 실렸다
요는 이러하다: 눈앞의 존재가 미친 싸이코도 귀신도 아닌…… 뭐? 천사? (“수호천사.”) ……그러시단다
세상에 그런 게 어딨냐는 반론에 네 앞에 있다는 정론이 돌아온 나머지 안수호는 엉망이 된 머리 다시금 탈탈 털 수밖에 없었다 아 예 그러시구나 천사님 근데 제가 지금 알바에 늦었걸랑요 아 따라오진 마시고; 천사랑은 그저 눈앞의 희극을 마주하며 가장 중요한 사실을 삼키고 말았다
죽음이 가까워진 인간에게만 내 존재가 보인다는 건… 다음에 말해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