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에 위에서✨
부르고스를 지나 끝없는 지평선이 펼쳐지는
스페인의 메세타 평원을 법복을 휘날리며 걷고,사방이 고요하고 하늘만 가득한 이 길을 걷다 보니, 마음도 정화되는 듯
나는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는 불자지만,카톨릭의 성지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이 순례의 여정 속에서 모두를 위한 기도를 보낸다
종교의 모양은 달라도, 소중한 사람의 평안을 바라는 마음은 하나,
대자연의 평화로움과 이 길의 축복이 모든일체 생명들 에게도 온전히 전해지기를🙏
문득 짙은 서글픔이 밀려왔다. 우리 국민들이 국가를 향해 도대체 뭘 그리 대단하고 거창한 것을 바란단 말인가. 무결점의 유토피아를 달라는 것도, 내 지갑에 당장 일확천금을 꽂아달라는 것도 ���니다. 여태껏 피땀 흘려 만들어온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훌륭한 기틀 안에서 공중도덕을 지키고, 치안의 안전을 누리며,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평범한 희망을 유지하고 싶을 뿐이다. 그저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존경할 만하다고 가르칠 수 있는, 부끄러움 없는 어른다운 지도자를 보고 싶은 지극히 소박하고 당연한 갈망이다.
그러나 권력의 옥좌를 차지한 위선자들은 이 담백한 상식마저 도달할 수 없는 사치스러운 기적으로 만들어버렸다.
전 세계적으로 전쟁의 포성이 확산하는 살벌한 시기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우리의 국토를 굳건히 지키고, 누가 진짜 적이며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명확히 구별할 줄 아는 강한 군인을 육성할 장관다운 장관이다. 그런데 우리는 안보 대신 위장전입으로 강남 아파��의 불로소득을 챙기는 철거민 코스프레 장군을 마주해야 한다. 얄팍한 사익의 유혹을 끊어내고 오직 공정함으로 법의 저울을 쥘 것이라 믿음을 주는 법무부 장관을 원했건만, 룸싸롱 마담의 하명을 받들고 흉악범을 비호하던 자가 사법의 수장을 탐하는 촌극을 지켜봐야 한다.
입법과 국정의 풍경은 또 어떠한가. 국가를 지탱해 온 훌륭한 법전을 매년 2천 개씩 뜯어고치고 찍어내는 것을 무슨 위대한 의정 활동의 지표인 양 훈장처럼 흔들어댄다. 국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법을 어린아이 다루듯 소중하고 신중하게 다루는 입법부 대신, 오직 진영의 이익을 위해 법치를 망가뜨리는 입법 폭주만이 광장을 지배한다. 개인의 삶에 사사건건 참견하고 통제하려 드는 억압적 국가 대신, 국민 개개인의 역량을 믿고 그 자유로운 발전을 국가 성장의 밑바탕으로 삼는 상식적인 정부는 이제 교과서 속에나 존재하는 허상이 되었다.
경제가 조금 살 만해졌다고 해서 권력자들 마음대로 국고를 허물어 부채를 늘리고, 표를 얻기 위해 빚 탕감을 함부로 남발하는 것은 결코 정치가 아니다. 미래 세대에게 어차피 지워질 빚이라면, 지금 우리가 조금이라도 허리띠를 졸라매어 그 짐을 덜어주자는 정직한 성실함을 가르치는 것이 진짜 국가의 역할이다. 끝없는 피해자 코스프레로 징얼거리며 피 같은 세금이 낭비되는 낯부끄러운 지역 행사들을 억지로 인내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상식의 회복이다.
다시 처음의 짙은 서글픔으로 돌아온다. 국방, 사법, 입법, 재정. 이 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세상을 뒤집는 혁명이 아니라, 그저 각자의 자리에서 염치를 알고 본연의 책임을 다하라는 지극히 평범한 기���이다. 그런데 그 기본을 요구하는 일이 어찌하여 이토록 처절하고 피곤한 투쟁이 되어버렸는가. 눈앞의 권력과 탐욕에 눈이 멀어 나라의 기둥을 갉아먹는 자들에게, 이 국가는 결코 당신들만의 얄팍한 전리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영국의 정치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의 묵직한 통찰로 대신 전한다.
"국가란 단지 현재 살아있는 자들만의 동업이 아니다. 그것은 산 자와 죽은 자,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 전체를 잇는 숭고한 계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