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하겠고 추모는 하지 않겠는데 글은 다른 문제라며 철회하거나 수정할 수 없다 하고(협의의 과정을 본인이 먼저 테이블에 올릴 용기는 바라지 않았으나), 피해자의 반응에 대해 솔직함은 대개 실패한다고 인알을 갈기는 것에 위계와 권력이 없다고? 정말? 나는 상황이 참 기괴하다고 생각한다
공론장의 폭력을 목도했다고 성폭력 피해자의 말하기 앞에서도 그 시절의 폭력에 대해서만 얘기 하는 건 공론장을 "캔슬"하려는 시도가 아닌가? <부당한 캔슬을 목격한 사람>이라는 위치에 너무 오래 머뭄으로서 지금 말하고 있는 피해자보다 자기 감각을 더 중요하게 위치시키는 건 걍 자기연민임..
유월이 시작되었으니 이제부터는 진짜 여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침 유월의 첫날에 태어난 책이 있으니 부지런히 축하 케이크를 ���고 와야 합니다. 이유운 시집 『유리유화』의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요! 🎂🍀💚
이 시집의 테마는 ‘탄생과 죽음’입니다. 탄생 따로, 죽음 따로가 아니라 한 덩어리로 받아주셔야 합니다. 시인에게 탄생과 죽음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한 존재의 생애를 관통하고 유의미한 시간으로 만드는 전체성이기 때문입니다. 4부에 걸쳐 움직이는 시의 호흡은 유유히 흐르다 턱 막히고, 다시 느슨해지면서 생명을 거듭하는 시간에 무수한 긴장을 부여합니다.
빛이 살아 움직이는 시집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빛이 도착하는 지점에 반드시 사랑이 있다는 것도 『유리유화』가 가져다주는 여름의 총기일 것입니다. 유한한 세계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 사랑과 애도의 실패를 겪는다고 느껴질 때, 주저 없이 이 시집을 들어 펼친다면, 사랑의 “거리 두기”를 ����� 믿을 수 있는 사랑의 세계가 넓게 펼쳐질 거예요. ‘유리유화’란 서로 다른 물성의 결합으로 이루어내는 한 편의 삶 그 자체일 테니까요.
진주 사건의 장소. 나는 나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악평을 해달라’ 라고 요구했다. 내가 가진 특권과 안이함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사람들 앞에서 나를 죽어 있는 사람보다 꼼꼼히 읽어주는 마음에 감탄함 (차도하 인용). 진심으로 나를 깎아 뭔갈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쓴 일기와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