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서 인생 첫 과외 알바를 했었는데, 아직까지도 내가 아는/가본 집안 중에 가장 이��적인, 그야말로 그림같은 집안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아버님은 영상 기술자셨고 어머님은 전업 미술가셨고 두 분은 무척 사이가 좋은듯 하시고 '일산 주택가'의 주택들이 그렇듯 굉장한 조형미를 자랑하는 집 안은 언제나 회화적으로 꾸며져 있었다. 두 분은 인근 까페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시기도 하고 아는 분들과 같이 전시나 파티를 꾸리기도 하시고 가끔 나를 초대해주시고 하고. 부모님의 영향인지 학생도 미대 지망생이었고 무사히 좋은 대학에 진학했다.
비슷한 시기에 경제지에 이름이 종종 나오던 중소기업 회장님 손자분 과외를 하기도 했는데(물론 서울이었다), 뭐랄까 어떤 일산적 삶과는 확실하게 집안 분위기가 달랐던. 뭐랄까. 삶의 여유. 예술. 소소한 즐거움. 작은 마을. 어떤 종류의 관념적 ��보성. 뭐 그런 것들이 가능하고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고 그러한 시절의 유토피아 중 하나가 일산이 아니었나 싶고. 이제는 없지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