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krmz (아, 또 생각이 바뀌셨군. 어두운 길목에서도 확실히 분간하리만치, 이전의 것과는 다른 호흡이다. 제 쪽도 자세를 고친다. 이번에 사고자 하는 건, 네 동정이 아니라 흥미에 가까우니까.) 연락이 끊긴 지 오랩니다. 건너 듣자니, 몇 해 전에 떠났다던데. 다행이죠. ...... 이제 열일곱 됐습니다.
@Zdrekavac (뺨에 이어, 머리까지. 하여간 그가 30 코페이카 짜리 환상이 아니라 다행이다. 이 안도는 기대와 실망이 여전히 유의미할 나이와, 고 몇 년 사이 부쩍 낯설고 차가워진 고향 공기 탓이라 하자. 손아귀의 종이 봉투를 하마터면 터뜨리기 직전으로 움킨다. 이런. ...... 익숙한 눈.)
@tesn__n__e_ 배가 엄청 작으시네요, 젊은 수도사님께서. ...... 감사합니다. 사실 움직일 힘도 없던 차라. (세상에! 부끄러워 미치겠군. 분명 행랑채로 달려가면 누군가는 숟가락을 쥐여줄 터이나, 그럴 마음이 도통 생기지 않는 게 문제다. 봉투를 쥔 채로 물끄러미.) 먼저 드세요.
@xntyiovy (방금 너무 무례했던가? '허울 뿐인 귀족이어도, 답게 굴어.' 겉옷 주머니에 손을 쑤셔넣는다. 도통 무슨 생각 중인지 가늠할 수 없는 눈이란 말이야. 필시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겠다. 연락 끊긴 이복 동생들의 얼굴을 더듬어 보다, 포기하는 것도 이쯤의 일이다.) 그래 보입니까?
@eyewitness____ (끔벅이던 눈은 창밖으로 달아난다. 돌바닥에 날아든 더러운 빛의 새, 먼 곳의 기차 연기, 몰려다니는 사람들. 정작 불행을 토로할 기회가 생기면 입을 꾹 다물고 마는 것이 제 못된 버릇 중 하나였던가? 너무 오래도록 딴청을 피웠다는 데에 인지가 가닿자, 고개를 간신히 앞으로 돌린다.)
@ivkrmz ...... (솔직해지자. 이 까칠한, 상냥한 어른을 쫓아온 건 제 필요에 의해서고, 그러니 어떤 물물교환에서처럼 저 또한 내어주는 것이 분명해야 할 터다. 잠시간 시선이 어깨 너머, 멀찍히 선 - 여즉 소란할 - 저택으로 향했다 돌아온다. 얕은 기식이 샌다.) 동생한테 보여주고 싶었던 것.
@zavsmx ...... (그제야 공들여 만든 낯에 힘을 풀어낸다. 코트에, 아. 뭐야, 저것도 흘렀어? 이러다 정말, 모스크바에 도착하기 전 가방을 텅텅 비우게 생겼다. 제 손에 돌아온 것들을 확인하면, 그대로 고개를 숙인다.) 무례했다면 사과드립니다. 진심입니다. 장교 나으리 코트를 보자마자 긴장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