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석, 『최인훈의 아시아: 연대와 공존의 꿈으로 세계사 다시 쓰기』, 틈새의시간, 2025-04-04. “사자와 양이 어울려 사는 이 세상에서 양들이 씨가 마르지 않으면서 사자가 되기 전의 상태에 머무는 법. 슬기로운 국제적 뭉침의 전술에서 비롯된 약소국들의 끈질긴 싸움.“
https://t.co/ZUYVBEupyc
안동 월영교에서 헛제삿밥을 파는 까치구멍집 바로 옆에는 ‘선물보자기’라는 이름의 안동 기념품이나 향토 음식을 파는 가게가 있다. (좀 더 찾아보니 이 뒷편에는 한옥 스테이도 병행하는 듯) 버스를 타기 전에 시간이 잠시 남아 큰 기대 없이 보러 갔는데,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모던하고 미니멀하게 만든 안동 간고등어 선물용 종이백이나, 전통적인 느낌을 살린 각종 기념품이 방문객을 반긴다.
(계속)
안동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밥이자 점심 겸 저녁으로는 헛제삿밥을 먹었다. 이런 음식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1인 메뉴로도 파나 싶었는데, 실질적으로는 조금 가격이 나가는 간장 비빔밥 정식처럼 운영이 되는 듯.
헛제삿밥을 하는 집이 애시당초 안동 시내에 많지 않고 월영교 근처에 몰려 있다. 그 중에서 제법 유명한 집으로 보이는 까치구멍집. 헛제삿밥 1인분에 15,000원인데 원래 제사 음식에서 고춧가루를 넣지 않았던 걸 반영이라도 하듯 맵지 않고 소금간 만 된 나물들을 간장에 넣고 비비는게 메인이다. 그리고 동태전, 배추전, 두부전 같은 전류나 간고등어 구이, 맑은 소고기무국, 그리고 정말 무슨 맛인지 궁금했던 빨간 안동식혜까지 나온다. (안 매운맛으로도 선택 가능)
기본적으로 지금 핫제삿밥의 형식은 안 맵고 간장과 소금으로 간 나물을 비벼 먹는 비빔밥이다. 그래서 이 자체로 큰 걸 기대하면 안 되는데, 그래도 한 사람당 15,000원 구성에서 여러 전과 구이가 나오고, 안동식혜도 같이 나온다는 점에서는 꽤 괜찮다.
난생 처음 마셔보는 안동식혜의 맛은… 와일드한 발효 음료의 맛. 지금 사람 입맛에 신맛은 적게 단맛은 더 나게 한 것 같은데, 그래도 동치미와 무생채를 조금 칼칼하고 달달하게 만든 참으로 묘한 맛이다. 하지만 정말 난생 경험하는 이 발효 음식의 맛과 함께 나는 은은한 단맛과 무를 씹는 맛이 참 매력적이다. 한번 도전해 볼 맛이고 나중에 기회되면 또 마셔보고 싶은…
(계속)
이외에도 이미 여러 언론에 보도된대로 유교랜드가 위치한 안동문화관광단지가 뭔가 많이 꾸미긴 꾸몄는데 여기저기 공터가 엄청 많은… 조감도 중 상당수는 여전히 공사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래저래 역설적으로 개발이 잘 안 되서 정원 같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는 느낌이 들긴 하는지 사람이 드문드문 계속 오긴 하던…
(계속)
이래저래 유교랜드는 안동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쌓인 콘텐츠를 활용하고 싶다는 욕망, 그리고 이 부근에 가볼만한 실내 놀이시설이 없으니 이걸 어떻게든 조성해보자는 감각이 만나서 폭발한 느낌의 공간이다. 지역 주민은 할인이 되서 그런지 평일 오후 시간에도 아이를 데리고 온 관람객이 생각보다는 많이 있었다.
하지만 권정생 원작의 <엄마 까투리>의 애니메이션이 제법 이름을 알린 지금 권정생 테마파크를 만드는게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찾아보니 유교가 너무 구색 맞추기긴 해서, ‘유교랜드’라는 명칭을 바꾸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작년 기사에서 보이긴 한다.
(계속)
진짜 유교의 (또는 안동의…) 본격 실내 테마파크가 되고 싶던지 별의별 체험 시설이 있음… 성학십도를 각각 퀴즈를 맞춰야만 열리는 비밀문처럼 만드는 시도는 진짜 기가 막히다는 소리 밖에는 안 나왔음 ㅋㅋ… <뿌리 깊은 나무> 테마파크를 여기서 만들었어야 했다
(계속)
유교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왕건의 고려가 견훤의 후백제를 결정적으로 무너뜨린 계기가 된 후삼국 시대의 고창(여기서 고창은 전북이 아니라 안동의 옛 지명) 전투를 모티브로 한 합동 활쏘기 전투 게임이라거나… 이건 정말 도쿄 조이폴리스 생각이 물씬 났다.
(계속)
나머지 시설들도 계속 이런 느낌의 연속이다. 시조니, 선비의 체력 단련이니 일단 말은 좋은데 실제 게임 방식은 뭔가 이때부터 조금씩 유행하던 VR 체험 시설, 또는 도쿄 조이폴리스 같은 곳의 대형 실내 테마파크의 체험 게임을 벤치마킹했다는 생각을 지우기가 어렵다.
(계속)
아마도 2013년 개관 직후에 생겼을 나머지 전시 체험 시설들은 좀 더 직접적으로 유교가 소재이긴 한데, 정말 소재로 그치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천자문’과 ’삼강오륜‘을 소재로 한 이 체험 게임은 천자문과 삼강오륜에서 따온 한자 문구만 나오고, 실상은 코나미의 연타형 아케이드 게임 ’비시바시 시리즈’를 많이 벤치마킹한…
(계속)
본격적인 전시에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무려 ‘유inverse’라는 충격적인 네이밍을 지닌 장소는 유교의 조화로운 세계를 형상화한 공간… 이라고 하는데 실상은 프로젝션 매칭으로 뭔가 몽환적인 판타스틱한 미디어 아트 영상이 무한 반복되는 장소이다. 어떻게든 끼워 맞추면 유교의 세계관이 형이상학인 이론 중심이니, 이런 세계관이 판타지니 SF의 장르관과 잘 맞아서 이렇게 했다고도 볼 수는 있을 것이다 ㅎㅎ…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