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조카가 나한테 엄마 자리에 앉아달라고 했는데, 친언니가 그 자리에서 울면서 화를 냈어.
우리 언니는 7년 전에 이혼했어.
당시 조카가 다섯 살이었거든.
언니가 혼자 애 키우면서 일하기 힘들다고 해서 내가 많이 도와줬어.
처음엔 어린이집 하원만 부탁하더니
나중에는 거의 매일 우리 집에서 자게 됐어.
언니가 야근하는 날도 많았고 주말에도 출근했거든.
그렇게 7년이 흘렀어.
나도 직장 다니면서 조카 밥 챙기고, 숙제 봐주고, 학원 데려다줬어.
아플 때 병원 가는 것도 대부분 내 몫이었지.
솔직히 힘든 날도 많았어.
근데 조카가 너무 예뻐서 별생각 없이 해왔어.
그러다 얼마 전에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어.
언니도 그날은 연차를 내고 참석하기로 했거든.
근데 졸업식 전날 조카가 나한테 조심스럽게 묻더라.
"이모, 내일 엄마랑 같이 와줄 거지?"
당연하지, 했어.
그랬더니 가방에서 작은 봉투 하나를 꺼내줬어.
직접 만든 초대장이었어.
'졸업식에 꼭 와주세요.'
근데 봉투 안에 종이가 한 장 더 들어 있었어.
'가족 대표석에 앉을 사람을 정해 주세요.'
학교에서 졸업생마다 보호자 한 명을 지정해서 앞자리에 앉게 하는 행사였어.
그런데 조카가 거기에 내 이름을 적어놨더라고.
"이모가 앉아주면 안 돼?"
순간 당황했어.
"엄마가 앉아야지. 언니 서운해해."
그랬더니 조카가 대답했어.
"엄마한테는 미안한데, 나는 이모가 앉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었거든.
조카가 한참 생각하더니 그러더라.
"내가 학교에서 아플 때도, 상 받을 때도, 혼날 때도 이모가 왔잖아."
그 말에 괜히 울컥했어.
근데 다음 날 졸업식장에서 언니가 그 종이를 봐버린 거야.
언니 얼굴이 굳더라.
그리고 조카한테 물었어.
"너 엄마 있는데 왜 이모 이름을 적었어?"
조카가 아무 말도 못 하니까 언니가 나를 쳐다봤어.
"너 애한테 무슨 말 했어?"
순간 어이가 없었어.
그러더니 언니가 사람들 다 있는 앞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
"네가 아무리 잘해줘도 쟤 엄마는 나야."
근데 그때 조카가 갑자기 입을 열었어.
"엄마, 그럼 내가 하나만 물어봐도 돼?"
그리고 조카가 한 질문에
언니도 나도 아무 말도 못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