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요청 글]
저는 특수준강간 등의 아동 성범죄 피해자이며, 2022년 가해자들이 징역 6년과 6년 8개월을 선고 받고 구속되었고, 얼마 전 많은 분이 각자 최선의 방식으로 도와 주신 것으로 큰 힘을 입어 민사 소송에서 피고 2인에게 부진정연대채무인 7천만원으로 1심 원고일부승을 얻어냈습니다.
저는 올해 초 1심 진행 중일 때 오백 여 분들의 후원 및 탄원서 도움으로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힘을 얻어 무사히 좋은 결과를 얻어내게 되었습니다. 이번 일부승소로 저는 채권액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곤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미성년자였던 성범죄 피해자가 성인이 되어 홀로 가해자들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거뜬히 승소할 수 있다는 의미 있는 판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판례로 많은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 바람이었습니다. 그들에게 그들도 할 수 있다는 동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저의 이 노력은 피해자들을 지키고자 하는 사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심의 이야기를 짧게 적어 보자면,
로펌 변호인단을 선임한 피고인 A 측은
A는 B에 비해 죄가 가벼우며, A는 원고에게 사과 편지를 보냄을 통해 진실된 사과를 전하였지만 원고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원고가 게시한 형사 재판 당시 탄원서 모집글로 인해 A의 가족들이 고통 받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한 내용이 적힌 준비 서면도 공판 2~3일 전에 제출하여 고의적으로 저의 원활한 대응을 방해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틀 밤을 꼬박 무인 카페에서 지새우며 반박하는 준비서면을 작성해 제출하였습니다. 이전에 미리 열람복사를 해 두었던 세세한 수사 기록들을 첨부하였습니다.
A는 원고에게 진실된 사과를 했다고 주장하였지만, 사과 편지에는 A가 그저 B의 돌발 행동을 말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식으로 적혀 있지만, 형사 판결문에는 둘이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 있을뿐더러 A와 B의 포렌식된 텔레그램 대화 내역 수사 기록 문서를 보면 A가 오히려 '반말로' B에게 주도적으로 행동을 지시하고 B는 '존댓말로' A의 말에 복종하는 것을 제가 직접 찾아 강조하여 반박 서류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런 정황이 있기에도 더더욱 A는 공동정범의 무거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과 편지에 써 있던 A의 구구절절한 가정사들이 범행 이유가 되었다는 대목 등도 모두 거짓인 정황을 제가 표로 정리하여 서면에 작성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경찰 검찰 법원에서도 아무도 찾아내지 못한 정황이었으나, 여러분들이 큰 용기를 주신 덕에 제가 기록과 정면으로 맞서 직접 찾아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해당 공판 이후 A측 변호인들은 그에 대한 어떠한 반박 자료도 제시하지 못한 채, 그저 그것이 A가 구속된 상태에서 불안에 떨며 적은 서투른 표현 방식이었을 뿐이지 절대 거짓된 사과를 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우기며 주장하였습니다. 그들은 끝까지 B의 범행 뒤에 숨으려고만 했지만 아래 판결문에서 A의 그러한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적혔습니다.
그렇게 저의 주장과 세부적인 민법 조항들이 인용되어 피고들은 부진정연대채무로 7천만 원을 배상해야 되는 결과를 맞았습니다.
특히나 선고일, 법원주사보 선생님께서 선고를 들으며 떨고 있는 저와 눈을 마주쳐 주시며 온화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여 주셨습니다. 그 소리 없는 힘과 용기가 저에게 온전히, 배로 전해졌습니다.
아래 판결문을 첨부합니다.
하지만 피고들은 각각 상소하였고, 청구취지에서도 본인들이 여전히 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언론과 SNS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분노스럽다고 합니다.
이에 저는 앞으로 또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될 지 모르는 2심 소송의 지난함을 견뎌야 하게 되었습니다. 피고들 측의 기습 서면 제출, 터무니없는 주장들에 저는 제 시간도 온전히 가질 수 없이 이것에만 매진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의 도움으로 저는 1심 소송 기간 동안 힘든 시간을 더더욱 쪼개 고통 받지 않고 생활비 등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 비용도 부족하지 않게 사용하여 스스로 자랑스러운 2번째 개인전도 성황리에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몇 년 동안의 제 피해자로서의 인생 중 첫 번째 후원 요청이었고, 수천 번 고민 끝에 게시한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각자의 위치에서 우직한 '선'을 잃지 않고 살아가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저는 여러분 덕분에 1심을 무사히 일부승소하였습니다. 제가 아닌 여러분들의 덕입니다.
이제 저는 2심으로 또 몸과 마음을 던집니다.
그러므로, 숱한 고민 끝에 한 번 더 도움을 요청하고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수많은 범죄 피해자들의 고소, 수사 및 재판 과정의 넓은 범위의 부분들을 도왔고, 여러분들이 후원해주신 비용의 일부도 그를 위한 교통비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보상 받으려고 하거나 피해자를 돕는 저 자체를 브랜딩화하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습니다. 저는 6년 전부터 저와 같은 피해자들을 청원 게시, 시위 총대를 시작으로 도와 왔고, 그저 그들이 혼자서 죽지 않았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피해자들에게 힘이 되어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 번 더 도움을 요청해도 되겠습니까?
반성폭력활동가가 아닌 2심으로 향하는 피해자로서
진심으로, 모든 마음을 담아 도움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우리은행 1002764069649]
저를 도와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굳이 후원이 아니더라도 전해주시는 따뜻한 말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후원금은 생활비, (필요시)여러 소송 비용, 교통비, 전시에 필요한 비용 등으로 투명하게 사용되며 그것들을 우선으로 하고 남은 돈들은 여가비 등에 사용됩니다. 저번과 같이 후원자 분들이 제게 요청하셨을 시 해당 기간의 내역을 모두 공개합니다.
이제 가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저는 스물 두 살의 올해도 법과 서류와 함께 보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저를 더욱 지지해주신다는 점이 과거와는 다릅니다.
후원은 후원금이 최대 기부금품법을 안전하게 지키는 선을 초과하면 즉시 중단할 것이며 이를 즉시 알릴 것입니다.
저의 일도, 제가 돕고자 결심한 피해자들의 일도 분연히 맞서 싸워 가며 헤쳐 나가겠습니다. 항상 정말 감사합니다.
서예희 올림.
며칠 전부터 불량연애 2를 심심풀이로 보기 시작했는데, 과거 이야기할 때 남자들은 다들 타인을 향해 물리적인 가해를 취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바람 핀 여친을 때렸어라든가) 여자들은 타인에게 받은 물리적 피해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슬퍼짐. 이들이 어떻게 같은 선상에 있는 '불량아'인가...
@muu_muudori 안녕하세요. 첨부해주신 문서는 잘 읽었습니다. 이 에세이에 대한 저의 문제제기에 논의의 여지를 다시 열어두시게 된 것으로 보여, 이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빠르게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이해합니다(저 또한 그렇습니다). 서로가 합의할 수 있는 원만한 논의가 되기를 바랍니다.
읽고 아니고의 문제를 떠나서요. 피해자가 전량 폐기까지 요구한 것처럼 슬쩍 묶어서 자동화된 도약이라고 정리하는 건 너무 편한 서술 아닌가요. T님 입장문 다시 읽어보세요. 존재하지 않는 요구를 끼워 넣고 나서 그걸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건 논의가 아니라 2차 가해에 가까워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