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빚 탕감과 용혜인 지명이 대중에게 던지는 메시지
언뜻달라보이는 두 사건은 사실은 한 뿌리에서 출발한다.
술집을 운영하며 투잡과 대리운전까지 뛰어 기어이 코로나 대출금 2천만 원을 다 갚았다는 어느 자영업자. 그가 최근 정부의 채무 탕감 발표를 듣고 내뱉은 허탈한 탄식은, 작금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기괴한 병에 걸려 있는지를 가장 정확하게 찔러낸다.
버티면 국가가 탕감해 줄 거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상식과 책임을 다했던 성실한 시민은, 하루아침에 국가가 공인한 멍청이가 되었다. 이재명 체제가 주도하는 장기 연체자 빚 탕감 정책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다. 3년 넘게 빚을 갚지 않고 배를 째며 버틴 자들에게는 구원의 동아줄을 내리면서, 부모의 생사가 오가는 위급한 시기에도 곁을 지키지 못하고 빚을 갚기 위해 피눈물을 흘린 사람에게는 도리어 허탈함과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청구서를 들이미는 짓이다.
이게 끝인가. 심지어 밤잠을 줄여가며 빚을 갚고 신용점수를 착실하게 올려놓은 사람에겐 신용불량자들보다 더 비싼 이자를 물리는 미쳐버린 금융 규제 역차별까지 강요하는 것이 지금의 정부다. 빚은 갚는 놈이 호구이며, 국가에 기대어 무책임하게 버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경제 활동이라는 악마적인 시그널을 국가가 나서서 제도화한 것이다.
이처럼 성실함을 처벌하고 기생을 보상하는 기괴한 인센티브 시스템은 비단 경제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배하는 여의도의 정치 생태계로 시선을 돌리면, 이 무책임의 룰은 훨씬 더 완벽하고 노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최근 성평등부 장관으로 지명된 용혜인의 궤적을 보라. 명색이 한 국가의 장관이자 정치인이라면, 주권자들의 냉혹한 평가를 받으며 치열하게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내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국민의 직접 선택을 받아본 적이 없다. 세월호라는 타인의 비극을 이용해 시위의 단상에 올랐던 얄팍한 이력을 밑천 삼아, 거대 야당의 치맛자락 아래서 기막히게 줄을 선 대가로 비례대표 뱃지를 두 번이나 거저 달았다.
애초에 비례대표 제도의 본질적인 존재 목적이 무엇인가. 평생을 비정치적인 영역에서 묵묵히 실력을 갈고닦은 전문가들이나 신선한 정치신인을 국회로 불러들여, 그들의 젊은 패기나 피땀 흘려 쌓은 전문성을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제도다.
그런데 입만 열면 공정과 평등을 부르짖던 그녀는 어떠한가. 정작 그 알량한 권력욕을 놓지 못해 비례대표 뱃지를 두 번씩이나 독식하더니, 이제는 장관직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까지 그 뱃지를 손에서 놓지 않으려 안달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을 전문가나 정치 신인에게 돌아가야 할 소중한 기회를 뻔뻔하게 강탈하고 있는 것이다. 치열하게 실력을 닦는 대신, 광장을 몰려다니며 데모를 하고 권력의 곁불을 쬐며 기생하는 자가 장관이라는 최고의 보상을 받는 엽기적인 사회가 도래했다.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국가가 결과의 평등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려 들 때, 개인의 책임감이라는 문명의 가장 위대한 토대가 파괴된다고 경고했다. 지금 이재명 체제가 이 나라에 퍼뜨리고 있는 것은 복지나 개혁이 아니다. 성실하게 빚을 갚고 묵묵히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는 건강한 자본주의적 가치는 척결해야 할 어리석음으로 전락했다. 대신 국가에 손을 벌려 떼를 쓰고, 권력자에게 맹목적으로 줄을 서서 떡고물을 받아먹는 짓이 새로운 시대의 정의로 포장되고 있다.
묵묵한 성실함이 비웃음을 사는 나라에서 도대체 누가 아침 일찍 일어나 기계를 돌리고 세금을 내겠는가. 성실을 규탄하고 무책임을 옹호하는 체제의 끝은, 결국 아무도 생산하지 않고 모두가 국가의 배급만 바라보다 다 함께 굶어 죽는 처참한 붕괴뿐이다. 이재명의 대한민국은 지금 그 파멸의 절벽을 향해 가장 경쾌하게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불과 9년 전의 일이다. 2017년 7월, 당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도정 사상 최초로 ‘채무 제로’를 선언했다. 취임 당시 3조 2천억 원에 달하던 악성 부채와 내부 차입금을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으로 갚아내고, 텅 비어있던 미래 세대의 비상금인 지역개발기금을 온전히 채워 넣었다. 빚을 갚았으니 이제 그 돈으로 진짜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내일을 준비하겠다는, 행정가로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건조하고도 책임감 있는 낭보였다.
도대체 지난 9년 동안 이 거대한 지자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빚을 다 갚고 흑자로 돌아섰던 모범적인 금고가 파산 직전의 깡통으로 전락했단 말인가.
하지만 이 끔찍한 재정위기 앞에서, 우리는 비열한 포퓰리스트 정치인들만을 탓하며 면죄부를 챙길 수는 없다. 아주 차갑고 건조하게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재명이 미래 세대의 곳간을 털어 현금 쿠폰을 흩뿌릴 때, 대중은 어떻게 반응했는가. 재정이 파탄 나고 있다는 소수의 이성적인 경고는 '극우의 매정함'으로 매도당했다.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내 지갑에 꽂히는 25만 원의 공짜 돈과 10%의 지역화폐 캐시백에 환호하며 그를 "일 잘하는 사이다 행정가"로 추앙했다. 내 자식들이 짊어져야 할 거대한 부채의 청구서인 줄도 모르고, 당장 입에 들어오는 달콤한 사탕에 이성을 탁탁 털어 바친 것이다.
그 달콤한 독약을 기꺼이 받아먹으며 표를 던져준 유권자들 역시 이 파산의 공범이라는 뼈아픈 팩트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러시아의 속담 하나가 9년 만에 비상벨이 울리는 경기도의 폐허 위를 서늘하게 관통한다.
"공짜 치즈는 오직 쥐덫 위에만 있다."
텅 빈 금고 앞에서 비상벨을 누르면서도, 정작 그 금고를 거덜 낸 장본인인 '이재명'의 이름 석 자는 절대 입에 올리지 못하는 전임 김동연과 현직 추미애의 묵언수행이 눈물겹다.
추미애가 짐짓 비장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고 “이 시간부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다”고 외쳤다. 국가의 축소판이라는 경기도의 곳간이 바닥났다는 이 심각한 선고 앞에서, 상식적인 시민들은 도리어 솟구치는 헛웃음을 참아내야만 했다. 범인이 누구인지 온 국민이 다 아는데, 정작 삿대질을 하는 자들만 범인의 이름을 투명 인간 취급하는 완벽한 블랙코미디였기 때문이다.
작금의 경기도 재정을 탈탈 털어 껍데기만 남겨놓은 이재명 시절의 정책과 그 결과를 아주 건조하게 팩트로만 복기해 보자.
중앙정부가 재정 부담을 우려해 코로나 재난지원금 소득 하위 80% 선별 지급을 결정했을 때, 이재명은 자신의 정치적 선명성을 돋보이게 하겠다며 도의 예산을 헐어 100% 보편 지급을 밀어붙였다. 수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지자체 혈세가 단발성 매표 행위의 불쏘시개로 허공에 증발했다.
'청년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무차별적인 현금을 살포하고, '지역화폐' 발행액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며 10%에 달하는 캐시백 인센티브를 도비와 시군비로 땜질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청년기본소득으로 풀린 푼돈은 온라인 불법 도박 자금이나 사행성 게임의 판돈으로 유입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지역화폐 역시 조폭과 사기꾼들이 수천 명의 유령 회원을 동원해 이른바 '깡'을 저질러 수십억 원의 세금을 편취해도 활기만 돌면 된다던 그 아니였나.
여기에 방점을 찍은 것이 이른바 '경기 극저신용대출'이다. 신용이 낮은 이들에게 심사도 없이 세금으로 대출을 퍼주었지만, 그 결과는 기하급수적인 연체와 참혹한 미회수율이었다. 애초에 받을 생각조차 없었던, 대출의 탈을 쓴 악성 무상 복지였다. 도민의 고혈을 사실상 매몰 비용으로 탕진해 버린 것이다.
이 화려한 돈 잔치를 벌이고 범죄의 판돈을 대주기 위해, 그는 미래 세대의 비상금인 '지역개발기금'을 마른수건 쥐어짜듯 끌어다 썼다. 겉으로는 채무 제로를 외치며 탁월한 행정가 행세를 했지만, 실상은 지자체 내부의 기금을 헐어 쓰는 '내부 차입'의 폭증이었고, 후임자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완벽한 재정 분식회계의 늪이었다.
자신의 대선 가도를 위한 융단으로 경기도의 금고를 헐어 쓴 포퓰리즘 잔치. 그 무자비한 빚잔치의 폐허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이 이재명 다음으로 부임한 전직 지사 김동연이다. 경제 관료 출신인 그가 텅 빈 장부와 폭증한 내부 부채를 보며 얼마나 속이 타들어 갔겠는가. 그럼에도 맹주의 흠결을 지적하면 즉각 ‘수박’으로 몰려 척살당하는 살벌한 진영의 룰 때문에, 그는 차마 앓는 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지금껏 묵묵히 폭탄 돌리기를 견뎌왔다.
그런데 이제 와 추미애가 요란하게 ‘재정 비상’의 사이렌을 울린다. 곳간이 비었다고 핏대를 세우면서도, 정작 그 문을 열어젖히고 돈 잔치를 벌인 맹주의 이름은 철저히 생략한다. 노무현시절 보여줬던 익히아는 그 성격에 “대체 어떤 인간이 재정을 이따위로 거덜 내고 도망갔느냐”며 시원하게 쌍욕이라도 박고 싶었을 텐데, 수령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으니 그 입술을 얼마나 꽉 깨물고 참았겠는가. 원인 제공자는 덮어둔 채 애먼 허공에 대고 비상사태만 읊조리는 그녀의 그 눈물겨운 인내심과 혀의 통제력에 진심 어린 경탄을 보낸다.
대한민국이 겪을 재정상황의 미리보기라는 게 섬뜩하지만, 표를 돈으로 사는 얄팍한 매표 정치가 낳은 필연적 결말이다. 권력자는 지자체의 금고를 헐어 자신의 정치적 몸값을 부풀린 뒤 유유히 청와대로 엑시트(Exit)했고, 남겨진 자들은 범인의 이름표를 숨긴 채 텅 빈 금고 앞에서 남 탓만 늘어놓고 있다.
나라 곳곳이 무너져가는 와중에도, 중국인을 중국인이라 부르지 못하는 언론이나, 이재명의 실책을 이재명의 짓이라 부르지 못하는 추미애나, 호부호형을 하지 못해 입을 틀어막은 홍길동이 되기는 전 국민이 매한가지다.
어린 여성이 공부하러 가다 변태성욕자에 의해 살해 당했다. 꽃다운 나이. 소중한 딸을 잃은 부모와 가족들. 경찰은 우발적 살인으로 수사를 조작했지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계획 살인 혐의를 찾아냈다. 천인공노 할 조작 은폐 사건을 접한 국민들 분노를 <핑계>라고 하는 여성 정치인.
검찰이 '경찰 문제' 잡아냈는데.. "보완수사권 폐지?" 커지는 우려 / SBS 8뉴스
보완수사권 없애면, 경찰이 초동수사에서 얼마든지 사건의 진실을 감추거나 내용을 틀어버릴 수 있음을, 경찰의 여고생살해범 장윤기 수사 사례에서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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