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던 것들을 더는 사랑하지 않게 된 것과 차이가 있다. 나는 다만 내가 사랑하던 이들이 더 많이, 더 깊이, 더 진실된 사랑 속에 살게 되기를 바랐다. 모두가 헤메이며 원망과 울음을 쏟지 않아도 원하던 것을 더 쉽게 쥘 수 있기를, 그렇게 더 나은 삶을 살아낼 수 있기를.
@apostlevk 건강해. (고열에 시달리며 신경 쇠약 증세를 보이던 병상 위의 그를 떠올리면 눈을 감는다. 부축 없이 거리를 거닐 수 있을 만큼의 체력이 돌아왔다는 것은 분명 기쁜 증조일 것이나, 이것이 일시적인 것인지 알 수 없으므로. 다시 눈을 뜬다.) 그건 오히려 내가 묻고 싶던 안부인 걸.
@Zdrekavac 충분히 빨랐어, 형. 그동안 시간이 흘렀고 나도 형을 알아봐야 했으니까. 나는 두 사람 모두 늦지 않게 서로를 알아봤다고 생각해. (그러쥔 손에 가볍게 힘을 준다. 손등과 손아귀 안의 살갗으로부터 느껴지는 감각이 나쁘지 않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어디로든 갈 거야.
@ivkrmz (끈기 있는 추적에 근방이 다시 소란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직전보다는 수가 줄어든 발소리다. 제지할 새 없이 담벼락에 밀어 붙여진 채 눈만 두어 번 감았다가 뜬다. 기묘하게 느려진 사고가 돌아가는 상황을 깨닫는 데에 시간을 쓴다. 가까운 거리. 서로 숨 죽여 호흡하는 소리만이 선명하다.)
@ivkrmz (몇 년의 간극이 사이에 존재함에도 마치 어제 만난 혈육을 챙기는 듯하다. 많은 것이 변한 세태에도 아직 변하지 않은 것이 남아 있나. 마지막 말에 입가에는 짧게 미소가 머물렀다가 사라진다. 잡히지 않는 출혈과 통증으로 안색이 점차 희어지지만 못 버틸 모양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