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전세금을 가지고 도박놀음하다가 세입자의 인생을 망친 대가가 고작 이 정도입니까? 사법부는 국민의 인생이 만만하십니까?
무자본 갭투자로 오피스텔과 빌라 47채를 사들여 보증금 138억 원을 가로챈 임대사업자가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미 동종 범죄로 12년을 받고 복역 중이라 별건으로 추가된 형이고, 법리상 형평을 고려했다는 게 재판부 설명입니다. 법의 계산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계산을 다 인정해도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 판결문에는 이런 감경 사유가 등장합니다.
“피해자들이 보증보험으로 보증금 상당액을 회수해서 손해 발생의 위험이 크게 현실화하지 않았다”
이 문장을 곱씹어 보십시오. 피해자들이 구제받은 그 보증보험, 그 돈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닙니다. 결국 공적 재원입니다. 사기꾼이 청년들 주머니에서 턴 138억의 구멍을 국민 모두가 메꿨습니다. 그런데 그 사실이 사기꾼의 형을 깎아주는 이유가 됩니다. 국민이 뒷수습을 잘할수록 사기꾼의 죄가 가벼워지는 구조. 이게 정의입니까?
특히 청년에게 전세보증금이 어떤 돈인지 법정은 알고 있습니까? 사회에 나와 몇 년을 아껴 모은 전부에, 은행 대출까지 얹은 돈입니다. 이 돈이 사라지면 통장 잔고만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결혼이 밀리고 신용이 무너지고 삶의 계획 전체가 무너집니다. 보증금을 떼이고 세상을 등진 청년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뉴스로 거듭 봐야 했습니다. 전세사기는 재산범죄가 아니라 인생범죄입니다. 그런데 우리 법은 여전히 피해액 숫자로만 죄의 무게를 잽니다.
사기죄는 원래 10년 이하지만 피해액이 50억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습니다. 138억 전세사기는 명백히 그 대상입니다. 즉, 법에는 이미 중형을 때릴 칼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 칼을 법원이 좀처럼 뽑지 않는다는 겁니다.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범죄에 실제 선고는 늘 하한 근처에 머뭅니다.
왜 그럴까요? 양형위원회가 정해둔 사기 범죄 양형기준 자체가 무겁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십 명의 인생을 조직적으로 부순 사기가 양형 실무에서는 여전히 재산범죄의 틀로만 다뤄집니다. 그러니 몇 년 살고 나오면 남는 장사라는 말이 사기꾼들 사이에서 도는 겁니다. 처벌이 범죄의 기대수익보다 가벼운 나라에서 사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국무회의에서 전세사기 근절은 사회에 잔존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핵심 과제라고 했습니다. 민생 안전과 공동체 신뢰를 훼손하는 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저는 이 규정이 판결문 안에서도 살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국정 과제로 세운 방향을 이제 입법과 사법이 받아야 합니다. 조직적 전세사기의 법정형을 높이고, 범죄수익은 마지막 한 푼까지 환수하고, 피해 구제에 들어간 공적 자금은 국가가 사기범에게 끝까지 구상해야 합니다. 국민 세금으로 메꾼 돈이 감형 사유가 아니라 추가 책임의 근거가 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방향은 이미 대통령이 제시했습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 청년들은 거리에서 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법이 청년의 인생값을 이렇게 싸게 매기는 한, 청년은 이 사회가 자기편이라고 믿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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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명박 시절 경찰 특공대가 정리해고에 점거파업한 쌍용차 평택 공장 노동자들을 진압하는 장면. 이게 독재고 국가폭력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야만의 시대를 건너 민주 정부를 세웠다. 12.3 내란이 성공했다면 이 모습이었겠지. 올공에 있는 국민의힘과 이명박근혜 후예들이 역겨운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