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을 때 가장 당혹스러운 얘기가 이거다.
"그래도 이재명이 일은 잘하지 않나."
거리에서, 혹은 맹신적인 커뮤니티에서 심심치 않게 마주치는 이 문장 앞에서는 깊은 탄식을 넘어 서늘한 절망감마저 든다. 아직 입틀막법이 시행조차 안했지만 공중파를 막론하고 레거시 언론마저 제 기능을 못하는 사이, 민노총에게 잡아먹힌 언론노조의 활약으로 마사지된 이미지라는게 이토록 해롭다.
숱한 사법 리스크 셀프 공소 취소 마저 선거 눈치를 보느라 지선 이후로 미뤄진 이 처절한 도덕적 파탄 앞에서도 지지자들이 마지막 방패처럼 치켜드는 이 기괴한 신화. 그러나 모호한 수사를 걷어내고 차가운 국가 지표의 숫자를 들이대는 순간, 그들이 맹신하는 유능한 행정가의 실체는 국가 시스템을 탕진한 무능한 포퓰리스트의 앙상한 민낯으로 전락한다. 숫자는 감정을 배제하며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그들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주식 시장의 지수를 보자. 겉보기엔 화려할지 모르나, 실물 경제의 지표는 정반대를 가리킨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60조 원을 돌파했고, 3곳 중 1곳이 빚을 갚지 못해 한계 상황에 몰렸다. 연간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90만 명을 넘어선다. 골목 상권이 피를 토하며 무너지는데, 시중에 살포된 현금잔치 유동성이 자산 시장으로만 몰려든 기괴한 디커플링(Decoupling)을 두고 '경제를 잘 돌린다'고 말하는 것은 완벽한 사기극이다.
부동산은 또 어떤가? 이재명식 통제 경제의 가장 처참한 실패작이다. 수요와 공급의 이치를 징벌적 세금과 규제로 틀어막은 결과,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 5천만 원 언저리에 고착화됐다. 월급쟁이 서민이 평생 한 푼도 쓰지 않고 20년을 모아도 집을 살 수 없는 철벽을 세워놓은 것이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시장마저 붕괴하면서, 서민들은 자산 축적의 사다리를 빼앗겼다.
이 모든 청구서는 결국 국가의 빚으로 쌓였다. 이재명 정권이 뿌린 돈이 1·2차 전 국민 지원금에 고유가 피해 지원금까지 온갖 명목을 바꿔가며 헬리콥터에서 살포한 매표용 현금의 총규모는 40조 원을 훌쩍 넘긴다. 그 대가는 참혹하다. 국가채무는 1,196조 원을 돌파하며 1,200조 원 고지를 뚫기 직전이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4%라는 위험선에 진입했다.
빚을 내어 권력을 산 결과는 잔혹한 인플레이션이다. 사과, 대파 등 신선식품 물가상승률이 20%를 넘나들고 외식 물가가 7% 넘게 뛰었다. 이재명이 공짜라며 쥐여준 그 알량한 지원금이, 사실은 밥상 물가를 폭등시켜 서민의 지갑을 털어간 가장 악랄한 역진세였음을 숫자가 증명하고 있다.
그나마 이 붕괴하는 국가 경제의 명줄을 아슬아슬하게 붙잡고 있는 것은 수출 지표다. 하지만 이마저도 속을 들여다보면 처참하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단 두 개의 반도체 거인이 전체 수출액의 20.4%를 견인하며 멱살을 잡고 끌어올린 착시 현상이다. 코스피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 증가분의 80%를 반도체가 독식하고, 나머지 뿌리 산업의 생태계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대기업을 적폐라 조롱하고 '초과이익'을 몰수하겠다며 완장을 차면서도, 정권의 경제 성적표를 꾸밀 때는 그 적폐 기업 두 곳의 고혈에 철저히 기생하는 서늘한 모순이다.
환율과 에너지 안보 지표는 세계 시장이 이재명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여주는 냉혹한 채점표다. 1,520원 선을 넘나들며 고공행진 하는 환율은 이재명 정권의 얄팍한 경제 운용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차가운 불신, 즉 '자본 이탈(Capital Flight)'이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진짜 서늘한 뇌관은 따로 있다. 중동 의존도가 70%가 넘는 현실보다 치명적인 것은, 참혹할 정도로 바닥난 국가의 '원유 비축량'이다. 단기적인 국내 유가 불만을 덮겠다며 국가의 최후 보루인 전략 비축유를 찔끔찔끔 빼 쓰며 탕진한 결과, 비상시 국가를 지탱할 비축일수는 아슬아슬한 최저치로 추락했다. 껍데기뿐인 반미 자주 외교를 떠들며 이란 미사일 앞에서는 고의성을 모르겠다며 엎드리는 자들이, 정작 국가 생존의 혈관인 에너지 비축고는 바닥을 긁게 만든 완벽한 안보적 자해극이다.
경제뿐만이 아니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최후의 보루인 치안과 사법 시스템마저 철저히 붕괴했다.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막으려 무리하게 밀어붙인 '검수완박'의 청구서를 보라. 수사 인력난과 병목 현상으로 6개월 이상 결론을 내지 못한 장기 미제 사건이 무려 9만 6천 건으로 폭증했다. 연간 32만 건의 사기 범죄가 발생해 서민들이 피눈물을 흘리지만, 범죄자 구속률은 바닥을 친다. 권력자의 방탄을 위해 국가 사법망을 망가뜨린 결과, 대한민국은 사기꾼들이 보란 듯이 활보하는 '사기 공화국'으로 전락해버렸다.
자영업자 빚 1,060조, 서울 중위 아파트 10억 5천, 국가채무 1,196조, 살포된 지원금 40조, 신선식품 물가 20% 폭등, 환율 1,520원, 바닥난 원유 비축량, 연간 사기 범죄 32만 건.
이것이 그들이 맹신하는 "일 잘하는 이재명"이 남긴 건조하고도 완벽한 팩트다. 그는 결코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오직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국가의 자본을 탕진하고, 비축유를 헐어 쓰며,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고, 사법 시스템을 파괴하는 얄팍한 기술에 능할 뿐이다. 이 끔찍하고 구체적인 숫자 앞에서도 여전히 "일은 잘한다"는 잠꼬대를 반복한다면, 그것은 지적 태만을 넘어 국가 파멸에 동조하는 공범의 맹신일 뿐이다.